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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북카페

모비 딕(저자 : 허먼 벨빌)

명작이라는 명성을 듣고 정말 인내심을 가지고 읽은 책이다. 내용도 정말 길고 단순히 소설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나오는 고래에 대한 전문지식 내용이 섞여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조금은 신비로운 느낌을 받았던 책이다.

책의 내용은 인터넷 검색만 해도 알 수 있으니 책을 읽은 후의 나의 느낌만을 간단히 적어 보려한다. 우선 설마했는데 정말 고래에 대한 책이다. 나는 모비 딕이란 고래는 뭔가를 상징하는 단어이고 웅장한 모험이나 인간에 대한 거대한 철학이 담겨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정말 고래. 오직 고래만을 생각하고 묘사한 책이다. 책 자체도 고래만을 말하고 책 속의 인물들도 고래만 생각하고 목표로 삼는다. 뭔가에 대한 목표. 그 것을 넘어선 집착. 광기. 그것은 불행일까. 행복일까. 여기서는 고래이지만 우리는 살면서 뭔가에 광적으로 매달려서 살아가는 인간들을 보게 된다. 그것은 아주 여러가지일 것이다. 돈, 여자, 승진, 운동, 공부 등 무수히 많을 것이다. 예전에는 뭔가에 광적으로 매달려 사는 사람을 불행하게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가족도 친구도 주변 동료들도 자신의 건강에도 등한시 하게 된다. 그렇게 해서 인간관계가 망가지고 건강이 망가지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보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5년전 내가 그 목표를 상실하고 5년 가까이 목표없이 낙없이 살아보면서 마냥 불행한 것만은 아닐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는 것이 의미없이 느껴지는 극심한 권태를 느끼는 나에게 무언가 매달려 정신을 집중할 무엇인가가 필요했는데 정말 찾아내기가 힘들었다. 정말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보았었다. 운동, 외국어공부, 새로운 인간관계, 아이들에게 공부가르치기, 영화보기, 독서, 필리핀 어학연수 등등. 하지만 그 무엇도 나의 가슴을 채울 수 없었고 그냥 어두운 터널을 그냥 목적지 없이 걸어가는 기분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어두운 터널을 거의 빠져나오는 느낌이긴 한데 이 것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살면서 무언가에 대한 집착, 광기, 목표. 어떠한가. 나쁜건인가. 모비 딕에게 죽임을 당할 것을 알면서도 찾아가서 도전하는 선장의 마음은 어떠한 것일까? 모비 딕을 쫓는 동안, 모비 딕에게 죽임을 당하는 그 직전까지 선장은 불행했을까. 모비 딕이 없었다면 선장은 행복했을까. 아님 인생자체를 살아갈 수 있었을까. 그냥 질문만이 떠오르게 하는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