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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북카페

오셀로(저자 : 윌리엄 세익스피어)

이번에 읽게 된 작품은 영국의 국왕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고 했던 영국의 천재 작가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오셀로'이다. 사실 이 작품을 제대로 읽은 것은 처음이였다. 세익스피어의 작품은 무수히 많은 만화나 영상으로 만들어져 있기에 내용은 알았지만 글이 주는 감흥은 확실히 달랐던 것 같다. 

내용은 단순하다. 용감한 장군 오셀로, 그는 너무나 아름답고 현명한 여인 데즈디모너를 아내로 얻게 된다. 하지만 신은 그에게 그러한 큰 행복을 누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오셀로와 데즈디모너를 보며 시기하고 질투하며 욕망에 사로잡은 주변의 인물들이 오셀로를 지옥으로 몰고 갔다. 오셀로의 충실한 부하인 것처럼 굴었던 이아고는 오셀로에게 데즈디모너가 바람을 피는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데즈디모너를 죽이게 유도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아고가 오셀로와 데즈디모너를 이간질하는데 이런 무시무시한 일을 꾸미는 구체적인 원인은 나오지 않는다. 단지 본능적으로 시기하는 것이다. 남의 행복이 나의 불행인 양. 나는 특별히 원한을 가질 이유도 없이 이런 이간질을 하여 두 사람을 불행에 빠뜨리는 이 상황이 이 소설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특별한 원인과 원한이 있었다면 독자와 관중은 두 사람이 불행해져 가는 과정에서 큰 감흥이나 쫀득한 감정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원인없이 시기하여 이런 짓을 하는 이아고가 어떻게 보면 더 현실적인 캐릭터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도 사랑했던 여인을 아내를 뚜렷한 증거도 없이 죽일 수 있는지 의아한 독자도 있겠지만 본인의 소신이 강하고 본인이 틀리지 않는다라는 오만에 가까운 자기확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본인이 틀린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실 이 소설에서 오셀로는 아내에 대한 사랑보다 본인에 대한 사랑. 정확히 말하면 자존심이 더 강했다.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아내 본인이 자백할 때까지 확실한 물증들이 있다해도 아내 본인이 실토할때까지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 정도로 믿어야 사랑인 것이다. 오셀로는 자기에 대한 사랑만이 있었기에 아내에 대한 확실한 물증도 없이 심증만으로 죽인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서로를 향한 마음의 크기와 무게가 비슷해져 균형이 되었을 때 좋은 사랑, 깊은 사랑이라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랑은 내가 느끼는 나의 감정이다. 상대방이 나에 대한 마음의 크기나 깊이에 상관없이 상대에게 느끼는 감정, 믿음, 의리가 바로 사랑이다. 물론 상대도 내 마음만큼 표현해 준다면 더욱 좋고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나만큼 너도 비슷하기를 요구하고 강요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본인의 자존심이다.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의 저자이자 유대인출신의 미국인 철학자 에히리 프롬의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모든 것을 주는 것이다"